세상은 아직 살만한가 봅니다.
어제 술을 많이먹고 지갑을 잃어버렸다.
필름이 끊겨서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고 자고있었는데
핸드폰이 울려서 깼다.
강대행정실에서 혹시 지갑을 분실하셨냐고 온 전화였고,
지갑을 주은사람의 연락처라고 이름이랑 번호를 알려주었다.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목소리 걸걸한 중년남성이었다.
지갑을 택시에서 주었는데 내가 그리로 갈순없으니
나보고 자기가 있는 곳으로 와달라고했다.
나는 당연히간다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오라는 장소가 좀 이상했다.
강원고등학교 옆 동면 저수지라니...
택시를 타고 저수지쪽으로 가면서 별별생각이 다들었다.
왜하필 그 멀고 외진 저수지까지 오라는걸까?
지갑을 핑계로한 인신매매가 아닐지..
일단나는 도착했고
좀 더 자세한 위치를 알기위해 다시한번 중년남성에게 전화를 했더니
저수지 옆 오리고기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오리고기집으로 들어가니
중년부부가 식사를 하고있었고
나를 위해 준비했다고 오리고기를 구워주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거지????
지갑을 줍게된건 오리고기를 먹으러 오려고
아저씨, 아주머니가 강대병원에서 택시를 탔는데
그 택시문 틈에 내지갑이 껴있었고
분명히 다른사람이나 택시기사가 지갑을 찾으면
그냥 버리거나, 사례금이니 뭐니해서 받아낼까봐
아주머니가 지갑을 갖고내렸고
남편한테 주인을 찾아주자고 한 것이다.
아저씨가 내지갑을 아무리 훑어봐도 연락처는 안나와서
강대학생증이 있길래 학교로 전화를 해본 것이었다.
아주머니가 자기도 나랑 동갑인 딸이있는데 그렇게 지갑잃어버리는 심정을 잘안다고
오느라 힘들었을텐데 어서 들어와서 오리고기 먹고가라고 권하셨다.
아저씨는 사례는 됬고, 나중에 첫월급 타면 연락하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이렇게 지갑을 찾아준것도 고마운데
오리고기도 구워주고
먼곳까지 오느라고 고생많았다고 택시비도 주려는걸 마다하고
아저씨, 아주머니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수십번 인사를 하고 나왔다.
이렇게 천사같은 마음씨의 사람들도 있고
세상은 아직 살만한가 보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