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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문화유산] 사는 곳을 소중히 여기다 가신신앙 집안곳곳에 십들이 존재한다고 믿고 신들에게 예의를 갖췄던 가신신앙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 그 자체를 소중히 여겼던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사무실을 새로 열 때처럼 무엇을 처음으로 할 때 하는 의례가 있습니다. 고사가 그것이지요. 고사를 할 때 보통 떡을 한 시루 해서 올려놓고 돼지는 머리만 놓습니다. 그러곤 막걸리를 바치면서 연신 절을 합니다. 물론 돈을 바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이런 의례를 하는 이유는 앞으로 하는 일이 사고 없이 순탄하게 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렇게 친숙한 고사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요? |

무엇인가 처음으로 시작할 때 우리는 고사를 지낸다. 고사의 유래는 무엇일까?
가장이 주관하는 제사, 주부가 관장하는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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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을 주관하는 삼신할머니와 부엌을 주관하는 조왕신
그 다음으로는 생활공간인 안방으로 가서 그곳을 주관하는 신께 예를 올려야 합니다. 이 신은 보통 삼신할머니로 알려져 있는데 아이들의 수태부터 임신, 출산, 양육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주는 아주 자애로운 신입니다. 아이들의 수호신령인 셈이죠. 그런데 이 신을 할머니로 묘사하는 게 재미있지 않나요? 할머니는 긴 인생을 살아 아주 노련합니다. 그 노련함으로 출생이나 사망처럼 안방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게 분명합니다. 이 신을 위해서는 벽 위쪽에 작은 단지를 모셔놓고 그 안에 쌀이나 보리 같은 귀한 곡식을 넣은 다음 한지로 덮어놓습니다. 삼신할머니께는 이때만 제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은 다음에도 합니다. ‘삼신메’라는 밥을 해서 이 신께 바치면서 산모와 아이가 건강하게 해달라고 비는 것이 그것입니다. 안방을 관장하는 삼신할머니에게 바치는 상인 삼신상(왼쪽)과 부엌과 불을 관장하는 조왕신(오른쪽)의 모습. <출처: 한국민속종교연구소 장정태> 신들이 집에 거주한다고 믿음으로써 주거지를 신성하게 여겼던 우리 조상들
그 다음의 큰 신으로는 터줏대감 혹은 터주신이라 불리는 신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신령은 말 그대로 집터를 관장하는 신입니다. 우리가 일상용어에서 ‘터줏대감’이라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 온 것입니다. 이 신은 집터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장한다고 하는데 욕심이 많아 밖에 있는 것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속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부자가 되려면 이 신을 잘 모셔야 한다고 하지요. 이 신은 보통 뒤뜰 장독대에 항아리에 햅쌀을 담아 모십니다. 항아리 위에는 깔때기 모양으로 된 짚을 덮어 놓지요. 이 안에 있는 쌀은 다음 해에 새 쌀로 바꾸면서 떡을 해서 먹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때 한 떡은 절대로 남에게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마 자신들의 복이 새어 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순간 웹툰이...
그 다음은 부엌입니다. 부엌은 밥을 하는 곳이니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이곳에는 당연히 불이 있는데 불은 많은 사회에서 신성시되어 왔습니다. 불이란 모든 것을 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정화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불이니 불을 신성시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부엌에는 조왕신이라는 신을 모셨습니다. 이 신은 사는 곳이 부뚜막 위이기 때문에 이곳에 깨끗한 물을 담은 사발을 놓았습니다. 주부는 매일 이 사발의 물을 새 물로 갈고 합장을 하면서 예를 갖추었습니다. 사실 이 조왕신은 중국 도교에서 모셔지던 신입니다. 삼신할머니가 토속신인 데에 비해 조왕신은 외래신이지요. 요즘에 이 신을 모신 현장을 보려면 절에 가면 됩니다. 절의 아궁이를 보면 한자로 조왕신이라고 쓴 곳을 아직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집안에는 작은 신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안의 재산을 지킨다는 업신이 있습니다. 재산을 관장해서 그런지 이 신은 광(창고)에 산다고 전해집니다. 이 신과 관련해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초가의 지붕에 살곤 했던 뱀이나 구렁이가 이 신이라고 믿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동물을 잡지 않았는데 거꾸로 이 동물이 집을 나가면 망한다는 속설도 전해집니다. 그런가 하면 변소에는 측신이 있었습니다. 이 측신은 ‘변소각시’라 해서 하얀 옷을 입고 머리를 무릎까지 풀어헤친 처녀로 묘사됩니다. 왜 청결하지 못한 변소와 처녀를 연결시켰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변소에 들어갈 때마다 헛기침을 해서 인기척을 이 신령에게 알렸다고 합니다. 이 이외에 문지방에 사는 신 등 다른 작은 신들이 더 있지만 이런 것들을 일일이 다 볼 필요는 없겠습니다.
이제 이런 신앙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주거구조가 현저하게 바뀌어 그렇게 된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조상들은 집에 신들이 거주한다고 믿음으로써 자신들의 주거지를 신성시 했다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에게 집은 그저 무정물이고 어떤 때에는 투자의 대상에 불과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집 안에서 살았던 우리의 삶이 소중하다면 그 그릇인 집도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 주위서 수십 년 정들게 살았던 아파트를 재건축하겠다고 부수면서 ‘경축’이라고 쓴 현수막을 걸어놓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이것은 집을 투자대상 이상으로 보지 않은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집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조상들의 혜안이 그리워집니다.






신과함께 생각나네 ㅋㅋ